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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환자를 위한 공공후견제도는 왜 필요한가?(송영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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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7-09-27 |
조회 | 46099 | ||
치매환자를 위한 공공후견제도는 왜 필요한가?
송 영 신(시니어희망공동체)
‘서울의 어느 한 동네, 우리가 늘 마주하는 사람들의 분주한 움직임 속에서 여느 때처럼 오늘도 다리를 절며 동네 복지관을 향하는 사람이 있다. 하루 한 끼 식사를 하기 위해서다. 그 사람에게 있어서 하루 한 끼는 살아남기 위한 본능에서 나오는 처절한 목소리이다... 그는 한 끼를 겨우 해결하고 고시원으로 돌아와 1평 남짓한 공간에서 잠을 잔다. 계속... 잔다. 또 다음 날이다.’ 그 사람은 국민기초생활수급자이다. 그 사람은 치매환자이다. 그 사람은 혼자 생계를 유지한다. 그 사람은 노인이다. 얼마 전, 공공후견개시 심판청구를 위해 만나 뵈었던 어르신이다. 이렇듯 공공후견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저소득 치매노인’의 수는 약 3만 8천명이나 된다. 다만, 이 통계는 국가의 공식적 통계는 아니다. 필자가 노인장기요양보험 이용 대상자 통계를 전제로, 치매증상 관리군 및 국민기초생활수급자 비율 등을 중첩 적용하여 추계한 수치이다. 그렇다면, ‘공공후견’이란 무엇일까? 공공후견제도를 이야기하려면, 먼저 ‘성년후견제도’에 대한 설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즉, 질병?장애?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의사결정능력이 떨어져 혼자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결여되거나 부족한 성인의 자기결정권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법원이 선임한 후견인으로 하여금 그의 신상보호와 재산관리의 후견 사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제도가 바로 성년후견제도이다. 법률용어의 딱딱함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부분이다. 좀 더 부드럽게 이야기해보자. 사람이 늙으면 신체적 기능이 떨어진다. 걷는 속도도 느려지고 밥 먹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거기에 치매까지 더하면, 인지기능이 떨어져 스스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워진다. 그 결과, 자기 스스로 자기를 방임하는 또는 타인에 의해 방임되는, 심지어 신체적?경제적?심리적?정신적 노인학대 등을 당하더라도 자기 스스로 자기의 권리를 주장하고 보호받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이때, 필요한 사람이 바로 ‘후견인’이다. 그 분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대변하며 지원할, 그리하여 그 분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권리를 보장해 줄 사람 말이다. 그런데, 후견인을 선임할 돈이 없는 치매노인은? 돌봐줄 가족이나 친족 등 연고자가 없는 치매노인은? 맞다. 이러한 분들을 위해 필요한 것이 ‘공공후견제도’이다. 즉, 공공후견제도는 성년후견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회적 요청임과 동시에 공공후견지원이야말로 국가의 국민에 대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하기에, 우리 민법 제9조(성년후견개시의 심판) 등에서도 성년후견개시 심판청구권자로서 ‘각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각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심판청구권자로 새로 추가한 것은, 공공후견제도가 무자력·무연고의 사회적?경제적 취약계층을 위한 법적?제도적?정책적 배려이자 복지제도임을 분명히 밝힌 입법자의 의지, 즉 국민의 의지이다. 하지만, 치매와 복지 관련 현장에서는 사뭇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2016. 7. 1. 자 헤럴드경제에 실린 기사를 인용하면, ‘...성년후견 신청을 낼 친족이 없는 독거치매노인들은 보호 사각지대에 방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일례로 지난해 관할 구청에 독거치매노인 D씨의 후견을 신청했지만, 구청은 3개월간 나서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구청이 후견신청을 내기로 한 날 D씨는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마음이 참 무거웠던 기사였다. ‘관할’, ‘소관’, ‘담당’...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효율적인 행정업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다. 하지만, 그 미명 하에 바로 우리 자신이 될 수 있는 한 사람의 안타까운 생명이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 ‘저소득 치매독거노인’을 위한 공공후견지원을 위해 치매담당 부서이든, 노인담당 부서이든, 내 소관이 아니라고 서로에게 일을 미루어서는 안 될 일이다. 물론, 일선에서 저소득 치매독거어르신에게 어떻게든 공공후견지원서비스를 연계시키려 애쓰시는 공무원분들도 분명 있다. 그리고 그 분들께는 온 마음을 다해 감사드린다. 필자가 저소득 치매독거어르신의 공공후견개시 심판청구를 위해 어르신과 만난 후 헤어지면서 그 분이 해주신 말씀이다.
“날...구해줘서...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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